내가 사는 쪼끄만 동네에는 초등학교만도 10개가 넘는다. 우리 아파트에 바로 붙어 있는 초등학교에는 한 학년에 10반이 넘을 정도로 대규모 학교이다. 그런데도 예전 시골의 5일장터가 여러 곳에서 열린다. 나는 주차가 용이한 무계장을 이용하는데 3, 8일만 되면 달려가는 곳이 있다. 바로 장날만 판매하는 추어탕집.
요래요래 줄을 서서 내 순서가 되기를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일년 전 즈음의 나라면 그 줄에 합류할 용기가 없었겠지만 이제는 뭐~ 돌아온 줌마가 뭘 못하겠는가. 내 차례가 다가오면 주차권에 도장을 스윽 찍고 "추어탕 만원 한개요~" 한다. 솜씨 좋은 분 여러명이 장날이 되기까지 여러가지 재료를 준비해 두었다가 새벽부터 큰 솥에 끓여서 나 같은 사람에게 맛난 추어탕을 먹을 기회를 주는거다. 나는 줄서서 기다렸다가 가는 식당은 안간다. 뭐 얼마나 맛있는거 먹겠다고 저리 줄을 한참 서서 기다렸다가 먹는거지? 그냥 다른 식당에 가서 먹지. 근데 이 추어탕은 줄을 설 수 밖에 없다. 내 입맛에 딱이다.
만원어치 사서 그릇에 담으면 다섯번은 먹는다. 그럼 한 그릇에 이천원. 이정도 가성비라면 덤벼도 된다고 본다. 도로변에 줄서서 지나가는 운전자들이 창문을 내리고 '뭐 하는 줄이지?'하는 시선으로 봐도 된다. 추어탕 파는 식당 가면 1인분에 만원인데, 이런 횡재가 있나~ 가성비도 맛도 딱이다. 다음 장날에도 가서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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